관광지에 갔다가 화장실을 못찾아서 난감했던 기억이 있지 않나요?
도심에서 혹은 어떤 축제에 갔다가 갑자기 화장실을 써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참 곤란하다. 특히 용변을 잘 참지 못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다가 그런 일이 생기면 난감하기 이를 데 없다. 남자아이를 키우는 분들은 “페트병 하나만 있으면 되는데… ^^;” 라고 하실 수 있지만, 소변이 아니라 큰 놈(^^)이라거나 여자아이들이라면 급히 근처에 공공화장실이나 하다 못해 패스트푸드 가게라도 있는지 찾아봐야 한다. 게다가 대도시일수록 화장실인심도 야박해서 화장실을 잠궈두고 손님들만 사용할 수 있게 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필요없는 걸 사게 되는 경우도 많다. 예전에 서울의 어느 지하상가에서는 백원인가를 내고 유료화장실을 사용했던 기억도 있다.
아이들을 데리고 뉴욕에 갔다가 화장실을 못찾아 난감했던 어떤 아빠가 만든 지도웹사이트가 있어서 소개한다. 미국의 뉴저지에서 VERTICES라고 하는 GIS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시고 동시에 Meharry 의대에서 교수로 일하시는 임완수 박사님이라는 분인데, 얼마 전 1월에는 한국을 방문하여 세바시에서 강연도 하셨다. 뉴욕화장실 지도를 포함해서 다양한 아이디어의 프로젝트를 소개하니 꼭 한번 들어보면 좋겠다.
정부, 회사, 개인이 지도를 만들고 그것을 일방적으로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종래 중앙집중식의 지도서비스와는 다르게 임완수 교수의 프로젝트들처럼 여러 사람이 오프라인 혹은 온라인을 통해 협업하여 지도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커뮤니티 매핑(Community mapping) 이라고 한다. 그의 강연내용에서처럼, 한 개인이 뉴욕의 모든 공공화장실을 찾고 메모하여 안내책자를 만드는 데는 3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하지만, 공공화장실의 위치는 수시로 바뀌고 예전에는 일반인들에게 화장실을 공개했던 상점들이 생각을 바꾸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그 안내책자의 내용들은 이내 쓸모없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일반인들이 스마트폰의 앱이나 인터넷을 통해서 자신이 찾은 공공화장실을 추가하고, 사용해 본 화장실의 현상태를 수시로 업데이트하면서, 이런 지도서비스는 생명력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Google map, Bing map, OpenStreetMap 등 대부분의 지도서비스들이 개인이나 기업 웹사이트에서 해당지도를 불러오고, 그 위에 여타의 위치정보(예를들어, 화장실 위치)와 관련 속성정보(청결도, 사진 등)를 중첩하여 지도화할 수 있는 API를 제공한다. 따라서, 배경이 되는 도로망, 지형 등 일반지도자료를 구축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는 개인이나 기관도 보다 쉽게 지도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얼마전에 소개한 IJustMadeLove Map 이나 미국 사투리지도: soda vs. pop vs. coke 역시 그런 일반인 참여 지도화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트렌드를 가능하게 한 요인들을 간략히 요약하자면, 1) GPS가 장착된 스마트폰 등 휴대용 전자기기(Mobile device)의 광범위한 보급과 활용, 2) 지도업체의 Open API를 통해 쉽게 접근가능한 지도서비스, 3) 트위터, 포스퀘어,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의 인기에 힘입은 느슨한 온라인 커뮤니티(Loose online community)의 활성화 등을 들 수 있겠다. 커뮤니티 매핑(Community mapping) 외에도, 협업지도화 (Collaborative mapping), 일반인 참여 지리정보시스템 (Public participation 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Participatory GIS), 자발적 지리정보시스템 (Voluntary GIS) 등 다양한 용어들이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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